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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권 대선주자가 일제히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를 향해 ‘살인멸구'(殺人滅口·죽여서 입을 막는다는 뜻) 의혹을 제기하고 나섰다. 이 후보의 ‘변호사비 대납 의혹’을 최초 제보했던 이아무개씨가 숨진 채 발견되면서다. 이 후보 측은 “마타도어성 억지주장”이라고 하소연 하고 있다. 일각에선 정치권이 시민의 죽음을 정치 공세화(化)하고 있다는 비판도 나온다.
권영세 국민의힘 선거대책본부장은 13일 국회 선대본 회의에서 이씨의 사망을 ‘연쇄 사망 사건’으로 규정하고 “이 후보가 즉각 사과하고 후보직에서 물러나야 한다는 여론이 있다”고 주장했다.
권 본부장은 “고인이 된 유한기 전 본부장과 김문기 처장에 이어 세 번째로 이 변호사가 모텔에서 싸늘한 주검으로 발견됐다”며 “불과 1개월 전 자신의 SNS에서 ‘절대로 극단 선택을 할 생각이 없다. 아들·딸 장가·시집을 보겠다’고 한 고인이 왜 대장동 게이트에서 출발한 죽음의 열차에 탑승했는지 국민은 강한 의심을 떨칠 수 없다”고 말했다.
앞서 12일 이씨 사망 소식이 전해지자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는 기자들과 만나 “이씨의 명복을 빌고, 검찰에서 철저히 조사를 해서 억울한 죽음이 안 되게 해드려야 하지 않겠나 생각한다”라고 했다. 이준석 대표는 12일 페이스북에 이씨의 사망 기사를 공유하고 “이 후보가 이 분에 대해서는 어떤 말씀을 하실지 기대도 안 한다”며 “지켜보고 분노합시다”라고 적었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 후보는 이 후보를 더 노골적으로 비판했다. 안 후보는 13일 국회에서 열린 중앙선대위 회의에서 “또 한 분이 유명을 달리하셨다. 유한기, 김문기 씨에 이어 벌써 세 분째”라며 “이 후보의 대장동 게이트를 비롯한 비리 의혹 규명에 결정적 키를 쥐고 있는 분들이 살인멸구를 당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대장동, 백현동 등 탐욕의 현장마다, 돌아가신 세 분의 비극의 현장마다, 이 후보의 그림자는 여지없이 어른거렸다”면서 “분명히 누군가 죽음의 기획자와 실행자가 있다. 이들이 누군지 검찰이 철저히 수사해서 이들을 밝혀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씨의 사망 이후 야당 대선 주자들이 잇따라 이 후보를 비판하자, 민주당 선대위 측은 “근거없는 마타도어”라며 반발했다. 이 후보가 관련됐다는 물증은 제시하지도 않은 채 야당이 심증만 갖고 정치공세를 펴고 있다는 주장이다.
윤건영 민주당 의원은 13일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나와 “한 인생의 마지막 순간까지 정치적으로 해석하고 공격하는 소재로 사용해서는 안 된다”며 “국민의힘은 근거 없는 흑색선전과 모략을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민주당은 12일 선대위 공보단 명의의 입장문을 통해 “국민의힘은 이씨 사망과 관련해 마치 기다렸다는 듯 마타도어성 억지 주장을 펼치고 있다”고 했다. 이어 “이씨는 ‘대납 녹취 조작 의혹’의 당사자”라며 “이 후보는 고인과 아무런 관계가 없다는 점을 밝힌다”고 했다. 공보단 입장문이 발표된 직후 이 후보는 취재진에 “어쨌든 망인에 대해 안타깝게 생각하고 명복을 빈다”며 구체적인 언급을 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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